최근 스토리지 장비 업체 중 아이실론이라는 곳이 언론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분야 1위 업체인 EMC가 22억 5천만달러에 아이실론은 인수했습니다. 그동안 EMC는 하드웨어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인수해 왔는데 모처럼 하드웨어 업체를 인수한 것이죠.

아이실론은 확장형 NAS 업체로 인터넷서비스프로바이더들에게 제품을 공급해 온 기업입니다. EMC는 이미 범용 제품의 기업용 NAS 장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정 부분 중첩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22억 5천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EMC는 아이실론이라는 기업을 인수했을까요? 그것도 22억 5천만 달러를 들여서 말이죠.

앞서 밝힌 것처럼 아이실론은 인터넷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확장형 NAS 업체입니다. NAS의 경우 일반 기업용으로도 제공되는데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업체 전문가들에게 문의했더니 공통적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EMC는 일반 범용 NAS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특정 산업군에서 유독 필요한 기능에는 약합니다. 기업 고객 시장에서는 강한 하드웨어와 관리 기능을 제공하지만 특정 산업군에까지 무작정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죠.

아이실론의 고객들은 대부분 포털이나 미디어 업체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언제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몰려들지 모른다는 겁니다. 확장형 NAS 시스템은 병렬로 장비를 계속 붙여 나갈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스케일 아웃입니다. 기존 범용 NAS는 장비들을 계속 확장하더라도 성능이 늘어나는 건 아닙니다. 장비에서 제공하는 성능의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반해 확장형 NAS는 장비들이 계속 늘어나면 성능도 함께 늘어납니다. 장비도 저렴한 상황이기 때문에 인터네서비스 업체들이 이런 확장형 NAS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EMC는 이런 분야를 채울 필요가 있는 것이죠.

최근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은 대용량 파일 시스템들을 관리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야후, 페이스북 등 대표적인 기업들이 모두 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자신들이 파일시스템(GFS)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논문으로 발표하자 오픈소스 진영에서 이 논문을 보고 하둡(Hadoop)을 만들어 냈고, 야후가 이걸 가져다가 자신들의 인프라에 적용해 나날이 성능을 개선시켰고, 그 성과는 고스란히 수많은 인터넷 기업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이런 하둡의 공세에 상용 NAS 업체들은 어떤 형태로든 대응해야 합니다. 최근 확장형 NAS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도 이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등장했고, 이를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속속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MC는 이런 새로운 시장에 아이실론의 장비로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죠.

EMC는 모지라는 온라인 백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그 핵심 플랫폼이 아트모스입니다. 이 인프라를 향후 아이실론의 확장형 NAS 기반으로 얹을 수 있게 된 것이죠. EMC는 스케일 아웃 NAS 부문이 매년 36%씩 증가해 오는 2014년이면 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아이실론의 확장형 NAS와 아트모스를 결합해 생명공학이나 미디어, 석유가스 등 산업군의 빅 데이터 분석에 사용하겠다는 것이죠.

EMC의 경쟁업체인 히다찌도 이미 패러스케일이라는 기업을 조용히 인수했습니다. 패러스케일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클러스터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에 집중해 온 기업입니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에게 EMC나 히다찌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되는 상황에서 모두 관련 업체를 인수한 것이죠.

업계의 한 전문가는 블로터닷넷과 통화에서 “지금 아시안게임이 진행중인데 이걸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언제 얼마의 트래픽이 몰릴 지 전혀 모른다.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서는 이런 일들이 매번 일어나는데 확장형 NAS는 바로 이런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하드웨어 가격은 앞으로 계속 떨어지게 돼 있다. 물론 아이실론이 관리 분야에서는 약하지만 EMC는 그간 대기업 시장에서 검증을 받아왔다. 관리도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인수는 EMC의 사업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지만 몇개 안남은 스토리지 분야 업체를 인수해 경쟁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이점도 있습니다. 일석이조의 효과입니다. 특히 델의 경우 최근 프로비저닝 전문 업체인 3PAR를 인수하려다가 경쟁 업체인 HP에 빼앗겼습니다. 델도 아이실론에 눈독을 드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델은 또 한번 관련 업체 인수에 실패해 스토리지 분야의 사업 강화에 애를 먹게 됐습니다.

오픈소스 진영의 파워가 거세지고 있는 시장에 상용 IT 벤더들이 대응책을 찾기 위해 분주합니다. 이 거센 변화와 요구를 EMC, 히다찌, HP 같은 기업들이 충분히 돌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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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사업부가 미국 HDD 제조업체 씨게이트에 양도됐다. 4월18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이 같은 가능성을 보도한 이후 하루만의 일이다.

씨게이트는 삼성전자의 HDD 사업부를 총 13억 7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1조5천억원 규모다. 씨게이트는 삼성전자 HDD 사업부 인수 자금 중 절반을 주식으로 대신 지불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씨게이트의 주식 9.6%를 확보했다. 주식 보유 규모로 따져 삼성전자는 씨게이트의 2대 주주가 됐다. 삼성전자가 씨게이트의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 셈이다.

씨게이트는 총 인수자금 중 주식으로 지급한 액수를 뺀 나머지 절반은 삼성전자에 현금으로 지급했다. 총 6억8750만 달러 수준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7500억원 정도다.

삼성전자와 씨게이트의 합의에 따라 삼성전자는 1989년부터 20여년간 생산해 온 삼성전자 HDD 사업을 접게 됐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시스템 LSI나 메모리 사업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양사는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씨게이트 SSD(Solid State Drive)용으로 대량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씨게이트 HDD를 삼성전자 PC 사업에 대량 공급하는데도 합의했다. 또한, 상호 특허 라이선스 계약 확대와 스토리지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전략적 제휴 관계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양사의 이번 합의는 이와 같은 포괄적 협력을 통한 윈윈 전략이라는게 삼성전자쪽 설명이다.

씨게이트는 삼성전자 HDD 사업부가 차지하고 있던 HDD 전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끌어안게 됐다. 씨게이트 HDD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40%까지 상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웨스턴디지털과 격차를 좁혔다. 웨스턴디지털의 점유율은 현재 49%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 HDD 사업부 매각은 양사가 각자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갖자는 의미다”라며 “삼성전자는 주력사업인 메모리와 시스템 LSI 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씨게이트 역시 주력 사업 부문인 HDD 사업부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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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16. 08:17 펌질

김태희 리즈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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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15. 18:48 펌질

f(x) 피노키오 MV 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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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의 시시각각] 체르노빌 메기가 기가 막혀


이철호 논설위원

일본이 그제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수준을 체르노빌급(級)으로 올렸다. ‘7등급’의 방사능 유출도 겁나고 ‘7등급’ 수준의 정보 은폐도 한심하다. 문제는 방사능보다 더 무서운 방사능 공포다. 뜬금없는 방사능 괴담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게 뻔하다. 이미 인터넷에는 ‘체르노빌 괴물’ 사진이 흘러 넘치고 있다. 길이 4m짜리 메기, 뱀만큼 굵고 긴 지렁이, 송아지만 한 끔찍한 쥐…. 징그러운 사진들 밑에는 “체르노빌 방사능을 맞아 돌연변이를 일으켰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붙어있다. 사실이라면, 생각만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장 먼저 진실이 밝혀진 것은 괴물 쥐(위 사진)다. 중국 미술대학원생이 졸업 작품으로 만든 모형으로 드러났다. 누가 엉뚱하게 ‘체르노빌 쥐’로 포장해 인터넷에 올려 퍼나르기가 시작된 것이다. 방사능 지렁이도 마찬가지다. 체르노빌이 아니라 원래부터 호주와 남미에 서식하는 자이언트 지렁이다. 보통 1m고, 최대 3m까지 자란다. 방사능 공포를 띄우느라 미술작품을 방사능 쥐로 둔갑시키고, 지렁이는 원산지까지 속인 것이다. 아무리 장난이라 해도 도가 지나쳤다. 그 바람에 동네 수퍼의 미역과 다시마까지 동났다.

 체르노빌 괴물에 대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는 “한마디로 대응할 가치도 없는 사진들”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여 년간 수많은 돌연변이 실험을 한 전문가다. 그는 “동물의 돌연변이는 일부 염색체에 이상이 생길 뿐, 모든 조직이 골고루 3~4배씩 커지는 경우는 발생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했다. 역사상 최악의 방사능 피폭 사태는 체르노빌이 아니라 원폭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서 일어났다. 이 교수는 “히로시마에서 키 5m 인간이 태어났는가? 나가사키에서 코끼리만 한 쥐가 발견됐는가?”라고 반문했다.

 4m짜리 메기(아래 사진)의 진실도 정반대다. 민물고기 권위자인 중앙내수면연구소의 이완옥 박사는 “원래 체르노빌 주변의 드네프르강에 사는 대형 웰스메기의 하나”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스페인·영국 등에선 심심찮게 2~3m급 메기가 잡힌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에서도 1m가 넘는 토종메기 3마리가 발견됐다. 이 박사는 “최고 포식자인 메기는 남획되지 않고 50년 이상 자라면 당연히 몸집이 쑥쑥 커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체르노빌 메기 동영상에 함께 등장하는 잉어를 눈여겨보라고 주문한다. 보통 잉어보다 2~3배 큰 대어(大魚)다. 25년간 체르노빌 일대에 인간 출입이 금지되면서 물고기에겐 최고의 서식 환경이 제공된 덕분이다. 돌연변이라기보다 정상적 발육이라는 의미다. 이 박사는 “체르노빌 메기는 방사능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방사능 공포의 수혜자로 보는 게 훨씬 과학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체르노빌 괴물’ 사진들이 여과 없이 전파되고 있다. 몰랐다면 무식한 것이고, 전문가에게 확인조차 안 했다면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가장 궁금한 대목은 누가, 무슨 의도로 괴담을 퍼뜨리느냐는 것이다. 광우병 사태 이후 우리 사회는 천안함 사건, 방사능 공포까지 주기적으로 열병을 앓고 있다. 뜬금없는 동영상 하나에 온 세상이 뒤집어진다. 오래 전 찰스 매케이는 『대중의 미망과 광기』에서 “군중은 한번씩 집단적으로 미쳤다가 엄청난 비용을 치른 뒤에야 자각을 되찾는다”고 갈파했다. 우리 사회도 미망의 덫에 사로잡힌 느낌이다. 갈수록 집단적 광기의 주기는 짧아지고 진폭은 커지고 있다. 전문가 이야기는 씨알조차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이러다간 언제 그림 속의 시조새가 ‘체르노빌 참새’로 둔갑할지 모른다. 영화 속의 ‘고질라’까지 ‘후쿠시마 방사능 원숭이’로 몰리지 않을까 겁난다.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한다. 어느 쪽이 옳은지 분간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아는 게 힘인지, 모르는 게 약일지조차 헷갈리는 세상이 되고 있다.

이철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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