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너지 망할일은 없을것 같은데. 주가는 왜 이리 빌빌한지..좀 더 시간이 필요한가..
발 빠른 대응은 마음에 드는군..아직도 관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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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에 희비 엇갈린 SK에너지와 GS칼텍스
SK 웃고, GS는 초상집

올 3분기 실적을 놓고 정유업계에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는 분기 매출 14조3162억원에 영업이익 733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보였다. 특히 3분기 실적은 경기 하락과 유가 급락 중에 나온 것이라 시장에선 ‘깜짝 실적’으로 평가된다.

반면 SK에너지를 뒤쫓고 있는 GS칼텍스는 사정이 정반대.

GS칼텍스는 3분기에 매출 10조3510억원, 영업이익 688억원을 달성했지만 당기순손실 2724억원을 나타냈다. GS칼텍스의 실적 부진은 지주사로도 이어져 GS홀딩스는 3분기에 영업이익이 106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GS홀딩스가 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매출은 41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으며 순손실 954억원을 기록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매출은 2분기보다 증가해 사상 최대였지만 7월 이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정제마진이 악화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낸 SK에너지 측은 “환차손이 우려됐지만, 일찌감치 대응을 했고 수출이 늘어나 좋은 성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기 악화라는 같은 환경에서 정유사들의 실적이 크게 엇갈린 배경에는 무엇보다 환율과 유가의 급등락이 있다. 특히 SK에너지는 환율 변화에 대비한 시나리오 경영이 실적 선방에 큰 몫을 차지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그룹 연구소인 SK경영경제연구소에서 글로벌 신용경색과 환율 급등에 대해 본격적인 위험을 알리는 보고서를 작성했다”면서 “이에 따라 각 계열사들이 환 리스크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최태원 회장 또한 ‘시나리오 플래닝’을 강조했다. 불확실한 환경에 맞춰 시나리오를 설정해 놓고 이에 맞게 대응책을 마련하라는 것.

최 회장은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져 실물경제는 물론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며 “계열사별로 시나리오 플래닝 체제를 갖춰라”고 강조한 바 있다. SK의 시나리오 플래닝은 환율, 유가, 금리 등 경영에 절대적 영향 미치는 외생변수는 물론 소비자 입장까지 고려해 경영전략을 수립한다. 이미 주요 계열사인 SK에너지와, 텔레콤, 네트웍스 등은 사업부 단위까지 자세한 시나리오와 대응 방법을 구상해 놓았다.

이에 따라 SK에너지의 경우 매출채권 조기 결제 등 장기 차입금에 대한 환 헤지에 나섰다. 3분기 SK에너지의 환차손은 4000억원대로 커졌지만, 환 헤지가 없었다면 5000억원에 이를 수도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환차손 중 헤지로 인한 파생이익을 제외하면 SK에너지의 순외환손실은 1000억원대다.

GS칼텍스는 그러나 원유 도입 시 사용하는 유전스(외화 단기차입금, 잠깐용어 참조)가 급증한 데다, 정유시설 고도화 설비에 나서면서 외화차입금이 늘어나 환차손이 커졌다. GS칼텍스의 3분기 환손실은 8451억원(파생이익을 제외한 순외환손실은 370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용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SK에너지가 환율 급등기에 리스크 관리를 경쟁사에 비해 잘했다”면서 “3분기 실적은 적절한 환리스크 관리에 따른 손실 규모 축소의 결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원유 도입 방식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 실적을 가른 또 다른 원인.

SK, 원유 도입 방식 바꿔

SK에너지 측은 지난 7월부터 유가 하락세를 예상, 원유 수입 방식을 바꿨다. 원유 수입을 현지 선적 기준이 아닌 국내 통관 기준으로 바꾼 것. SK그룹 관계자는 “유가 하락기에는 결제 기준을 현지 선적으로 하는 것보다 국내 통관으로 하는 게 유리하다. 주 수입처인 두바이에서 국내로 원유를 수송하는 데 평균 한 달 정도 걸리는데 한 달 사이에 유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수출업체에선 같은 달러로 받는 만큼 차이가 없다. SK에너지 관련 직원들이 일일이 석유 도입 회사를 설득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원화 약세 등 금융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수출에 드라이브를 건 점 또한 주효했다.

SK에너지 측은 수출 지역 다변화 등 고강도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했다. 실제 3분기에는 석유와 화학, 윤활유, 석유 개발 사업 등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조5000억원보다 2.5배 이상 늘어난 9조100억원의 사상 최대 수출 성과를 달성했다.

올 들어 SK에너지의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은 21조원으로 국내 기업 중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연간 수출액 20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을 제치고 수출 2위 기업이 된 셈이다.

GS칼텍스 측은 현지 선적 기준으로 원유를 구매함으로써 도입단가가 높아졌다. 실제 석유공사 통관기준 3분기 원유 도입단가(배럴당)는 SK에너지가 116.42달러인 데 비해, GS칼텍스는 124.6달러로 8달러나 높았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정유 산업은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배럴당 8달러 정도 비싼 가격에 원유를 구매했다면 이를 따라잡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에 원유 구입 단가까지 높아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왔다. 정유업계의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2~3달러 수준이다. 따라서 GS칼텍스는 SK에너지에 비해 배럴당 5~6달러의 마진이 줄어든 셈이다.

신은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S칼텍스 정제 부문 마진이 다른 회사보다 악화된 데는 선적월 기준 원유 구매 방식에 따라 유가 급락기에 투입원유 가격이 높았기 때문이다. 또 외화 관련 손실은 원유 도입 시 사용되는 유전스차입금이 유가 급등에 따라 커진 게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 시나리오경영 강조 주효

GS칼텍스 내부에서는 환율, 유가 등의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 경영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유사들 사업 성격상 환율에 따른 시나리오 경영을 짜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게 필수. GS칼텍스는 연초 유가는 80~90달러, 환율은 900원 초반~후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시나리오를 짰지만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GS칼텍스의 한 간부는 “회사 내부에서도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로 관계된 임직원들이 힘들어 한다”고 토로했다. GS칼텍스 측은 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해 원유 가격 결제 방식을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이런 분위기 차이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용환 연구원은 “SK에너지는 윤활유, 석유화학, 정유사업 등을 영위하며 다른 회사 대비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정제마진 하락 예상에도 이익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GS홀딩스 투자 의견을 ‘매도’로 내놓은 골드만삭스는 그 배경에 대해 “향후 12개월간 GS칼텍스의 정유 사업이 심각한 경제 악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가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유영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원유 도입 가격 산정 방식은 회계상의 차이이므로 내년 유가 급변이 완화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전 세계적인 정유 업황 둔화에 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이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가 앞으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Posted by pat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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