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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20 아이실론은 어떤 회사?

최근 스토리지 장비 업체 중 아이실론이라는 곳이 언론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분야 1위 업체인 EMC가 22억 5천만달러에 아이실론은 인수했습니다. 그동안 EMC는 하드웨어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인수해 왔는데 모처럼 하드웨어 업체를 인수한 것이죠.

아이실론은 확장형 NAS 업체로 인터넷서비스프로바이더들에게 제품을 공급해 온 기업입니다. EMC는 이미 범용 제품의 기업용 NAS 장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정 부분 중첩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22억 5천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EMC는 아이실론이라는 기업을 인수했을까요? 그것도 22억 5천만 달러를 들여서 말이죠.

앞서 밝힌 것처럼 아이실론은 인터넷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확장형 NAS 업체입니다. NAS의 경우 일반 기업용으로도 제공되는데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업체 전문가들에게 문의했더니 공통적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EMC는 일반 범용 NAS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특정 산업군에서 유독 필요한 기능에는 약합니다. 기업 고객 시장에서는 강한 하드웨어와 관리 기능을 제공하지만 특정 산업군에까지 무작정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죠.

아이실론의 고객들은 대부분 포털이나 미디어 업체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언제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몰려들지 모른다는 겁니다. 확장형 NAS 시스템은 병렬로 장비를 계속 붙여 나갈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스케일 아웃입니다. 기존 범용 NAS는 장비들을 계속 확장하더라도 성능이 늘어나는 건 아닙니다. 장비에서 제공하는 성능의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반해 확장형 NAS는 장비들이 계속 늘어나면 성능도 함께 늘어납니다. 장비도 저렴한 상황이기 때문에 인터네서비스 업체들이 이런 확장형 NAS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EMC는 이런 분야를 채울 필요가 있는 것이죠.

최근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은 대용량 파일 시스템들을 관리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야후, 페이스북 등 대표적인 기업들이 모두 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자신들이 파일시스템(GFS)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논문으로 발표하자 오픈소스 진영에서 이 논문을 보고 하둡(Hadoop)을 만들어 냈고, 야후가 이걸 가져다가 자신들의 인프라에 적용해 나날이 성능을 개선시켰고, 그 성과는 고스란히 수많은 인터넷 기업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이런 하둡의 공세에 상용 NAS 업체들은 어떤 형태로든 대응해야 합니다. 최근 확장형 NAS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도 이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등장했고, 이를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속속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MC는 이런 새로운 시장에 아이실론의 장비로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죠.

EMC는 모지라는 온라인 백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그 핵심 플랫폼이 아트모스입니다. 이 인프라를 향후 아이실론의 확장형 NAS 기반으로 얹을 수 있게 된 것이죠. EMC는 스케일 아웃 NAS 부문이 매년 36%씩 증가해 오는 2014년이면 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아이실론의 확장형 NAS와 아트모스를 결합해 생명공학이나 미디어, 석유가스 등 산업군의 빅 데이터 분석에 사용하겠다는 것이죠.

EMC의 경쟁업체인 히다찌도 이미 패러스케일이라는 기업을 조용히 인수했습니다. 패러스케일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클러스터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에 집중해 온 기업입니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에게 EMC나 히다찌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되는 상황에서 모두 관련 업체를 인수한 것이죠.

업계의 한 전문가는 블로터닷넷과 통화에서 “지금 아시안게임이 진행중인데 이걸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언제 얼마의 트래픽이 몰릴 지 전혀 모른다.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서는 이런 일들이 매번 일어나는데 확장형 NAS는 바로 이런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하드웨어 가격은 앞으로 계속 떨어지게 돼 있다. 물론 아이실론이 관리 분야에서는 약하지만 EMC는 그간 대기업 시장에서 검증을 받아왔다. 관리도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인수는 EMC의 사업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지만 몇개 안남은 스토리지 분야 업체를 인수해 경쟁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이점도 있습니다. 일석이조의 효과입니다. 특히 델의 경우 최근 프로비저닝 전문 업체인 3PAR를 인수하려다가 경쟁 업체인 HP에 빼앗겼습니다. 델도 아이실론에 눈독을 드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델은 또 한번 관련 업체 인수에 실패해 스토리지 분야의 사업 강화에 애를 먹게 됐습니다.

오픈소스 진영의 파워가 거세지고 있는 시장에 상용 IT 벤더들이 대응책을 찾기 위해 분주합니다. 이 거센 변화와 요구를 EMC, 히다찌, HP 같은 기업들이 충분히 돌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입니다.


Posted by pat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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