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증시 맞수열전 / ⑤ 해운 ◆ 바다를 기반으로 한 조선, 해운주는 금융위기 이후 증시에서 가장 우울한 종목이었다.


그러나 올 초 조선주는 종목별로 30~40% 반짝 상승랠리를 타면서 재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해운주는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암울했지만 지금은 해운주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상화 단계 진입은 아직 먼 얘기지만 물동량도 회복되고 손실 폭도 축소되면서 '다시 보자'는 인식은 퍼지고 있다.

해운 애널리스트들은 2008년 이전의 업황으로 돌아가는 데 2011년 이후는 돼야 한다고 봤지만, 올 상반기와 2분기부터는 해운주가 살 만한 주식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27일 본지는 해운주 간판주인 한진해운(
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과 현대상선(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 중 어디가 투자처로 좋은지 애널리스트 8명에게 물었다.

◆ 한진해운, 상승 여력 커= 투자 시점을 3개월, 6개월, 1년으로 구분해서 물은 결과, 한진해운의 선호도가 높았다. 3개월과 6개월에서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각각 6표와 2표, 1년에서는 △한진해운 5표 △현대상선 2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는 1표였다.

한진해운이 낫다고 판단한 첫 번째 이유는 높은 컨테이너 비중 때문이다. 해운업은 화물을 싣는 컨테이너를 취급하는 컨테이너선과 석탄이나 철광석 등 특별한 포장 없이 싣는 벌크선, 액체화물을 운반하는 탱커로 구분된다. 취급 물류 특성상 컨테이너는 수출입 물량, 벌크는 제조업 경기에 민감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작년에는 소비가 얼어붙고 이에 따라 각국을 오가는 수출입 물량이 급감했다. 컨테이너선 비중이 80%에 달하는 한진해운으로서는 영업적자까지 몰렸다.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약점이 외려 강점으로 분류된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침체가 더 깊었기 때문에 회복 시 실적 개선 여력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가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배율(PBR)이 한진해운이 1배인 반면, 현대상선은 1.25배"라고 분석했다. 증시에서 한진해운은 기업 자산가치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현대상선은 이를 웃도는 셈이다. 현대상선의 주가는 애널리스트의 목표주가 평균에 비해 14.2%를 웃돈다. 그러나 한진해운 주가는 목표주가보다 11.2% 낮다.

끊이지 않는 인수ㆍ합병(M&A) 이슈가 현대상선 주가에 거품을 끼게 하는 요소다. 이기명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상선은 경영권 문제가 주가 가치에 반영돼 있어 해운 시황과는 별도로 주가가 움직였다"고 말했다. 또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M&A 이슈로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유통물량 부족도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에 밀린 이유다. 애널리스트는 현대상선의 지분 중 실제 유통되는 물량은 5~10% 정도로 추정한다. 현대상선은 현대상선-현대택배-현대엘리베이(
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터-현대상선으로 이어지는 현대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사다.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이 현재는 우위에 있지만, 현대중공업(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이 21.52%를 갖고 있기 때문에 둘 간의 전운은 여전히 감돈다.

한진해운 추천 의견이 우세하지만, 3개월 정도 단타를 본다면 현대상선이 더 낫다는 분석도 귀 기울일 만한다. 근거는 한진해운의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다. 한진해운의 주가는 지난달 29일 재상장 이후 33.8% 올랐다. 27일 종가 기준으로 17.6%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현대상선은 11.4% 올랐고, 코스피는 2.8% 떨어졌다.

컨테이너 비중이 80%대인 한진해운에 비해 고른 매출 구조를 가진 현대상선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작년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매출 구조는 △컨테이너 66.6% △벌크 33% △터미널 0.5%다.

◆ 현대상선, 부채비율 낮아= 업황으로 인해 두 회사 모두 재무구조는 작년에 크게 훼손됐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끌어들인 규모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각각 1조7000억원과 1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강성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 상대적으로 많은 차입 규모는 일차적으로 부채비율을 높였다. 부채비율 면에서 현대상선은 250% 안팎으로 275~311%으로 추정되는 한진해운에 비해 양호하다.

또 차입금리가 7% 후반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규모를 빌린 한진해운의 세전 손실은 현대상선에 비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이유로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현대상선이 4표로 많았고, '둘 다 별로' 3표와 한진해운 1표였다.
 

Posted by pat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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