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철강석 가격은 강세일듯.

산업일보 4/3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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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강·제철 원가인상 ‘진원지’
철광석 공급가 韓·中·日 주요업체에 최대 154%인상 요구
국제 원자재 가격이 연일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그 영향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세계 굴지의 철광석 공급업체인 호주의 BHP빌리턴, 리오틴토는 한국 포스코와 일본 신일철?JFE스틸, 중국의 바오산 등에 공급하는 철광석 가격을 최대 154% 인상을 요구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 주요제철업계에 막대한 원자재가 부담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철강 제철분야 원가인상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호주 철광석 산업의 형성과정과 향후 전개방향을 점검 예측해 본다. [편집자 주]


호주는 금, 석탄, 알루미늄 등 광물자원이 풍부한 국가로, 특히 철광석은 세계 매장량의 1/2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호주의 가장 중요한 외화 획득 수단은 광업 등 1차 산업이다. 이에 비해 전반적으로 제조업(GDP 기여율 12%)의 기반이 취약하고, 3차 산업의 비중이 큰 만큼 자본의 외국 의존도가 높으며, 외국 자본이 경제 개발 및 자원 개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 최고의 철광석 매장량…광업 발달 기반

호주는 아시아와 인접해 있으면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지난 13년간 순조로운 경제성장을 구가해왔다. 1999년 이래 호주 국내총생산(GDP)는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연평균 3.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국내총생산은 연평균 3.1%다.

호주의 농업·자원경제연구소(ABARE)에 의하면 작년 호주의 신규 광업 프로젝트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며, 올해 자원 수출은 물량기준으로 광물자원의 경우 23.4%가 증가할 전망이다.

2007년 4월 착수단계에 있는 광업 프로젝트는 총 91건으로 투자규모는 43억A$(호주달러)에 달한다. 이는 프로젝트 수나 투자규모면 모두에서 사상 최대치다. 착수단계 광업 프로젝트 중 투자액을 기준으로 전체의 39%를 석유 및 석탄 프로젝트가 차지할 뿐만 아니라, 철광석(28%), 니켈(7%), 금(6%)에 대한 투자수요도 매우 강력하다. 계획단계에 있는 프로젝트 수는 총 279개로 광업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수요가 높으며, 이는 향후 광업부문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올해 초 일반적인 의견은 신규 광업 프로젝트는 소강기를 맞을 것으로 분석됐으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광업부문 투자도 이에 힘입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에 따른 엄청난 원자재 수요증대 및 원자재 국제가격 상승은 호주 광업에 큰 발전을 가져올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의 철강 소비량은 2000년부터 2006년 사이 3배가량 증가했고, 철광석 가격은 2001년 이후 5배나 치솟았다. 호주 철광업계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 ‘부르는게 값’

철광석 가격은 2003년을 ‘100’으로 할 때, 2004년 117.0, 2005년 200.7, 2006년 238.9, 2007년 261.5로 상승했고, 올해는 431.5로 급등할 전망이다. 브라질의 Vale가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림에 따라 호주의 철광석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 하다.

철광석 가격 급등의 원인은 한마디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가격이 오르면 공급이 늘어나는게 통상적인 원칙이지만, 광물자원은 다르다. 매장이 확인된 광산에서 철광석을 캐내는 데에만 적어도 수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광석 공급량이 4,000만톤(t)(세계 수출 물량의 5%)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현지의 철광석 산업을 주도하는 대표기업인 BHP Billiton(이하 BHP빌리턴)과 Rio Tinto(이하 리오틴토) 두 기업은 브라질의 Vale(구 CVRD)와 함께 전 세계 철광석 수요의 78.2%(2006년 기준)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따라 세계 철광석 산업구조는 브라질의 Vale가 세계시장의 39.6%를 차지해 가장 많은 양으 철광석을 공급하고 있고, 호주의 BHP 빌리턴과 리오틴토가 각각 24.2%, 14.2%를 커버해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현금 여력이 커진 광산업체들은 기세를 불릴 기회가 왔다고 보고 있다.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치솟는 자원 수요에 따른 원자재 시장 강세의 수혜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려면 기업 간 M&A를 통한 자원 확보가 신규 광산 개발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현재 BHP빌리턴과 브라질의 Vale 등이 M&A를 추진하고 있고, BHP빌리턴은 리오틴토의 적대적 M&A를 추진 중에 있으며 인수제안 금액은 말레이시아 국내총생산(GDP)을 뛰어넘는 1,736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BHP빌리턴이 이미 제시했던 1,474억달러를 거절한 이후 수면위로 오른 인수제안 금액이었으나, 이번 인수건 또한 물거품 돌아가 향후 BHP빌리턴이 인수가격을 더 높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초 대형급 철광기업 탄생…시장 발언권 강화

BHP빌리턴의 리오틴토 인수가 성공하면, 미국의 엔슨모빌, 러시아의 가즈프롬 등 거대 공룡기업을 탄생시켰던 정유업계 빅뱅이 광산업계에도 휘몰아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세계 자원업체 시가총액 순위에서 1위인 미국의 엑슨모빌과 2위인 러시아의 가즈프롬에 버금가는 ‘초대형’급 철광기업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호주의 대형 철광기업 탄생과 관련,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철광업체 간 대규모 M&A는 시장발언권을 강화시켜 원자재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BHP빌리턴과 리오틴토가 힘을 합치면 세계 철광석 시장의 39.6%를 차지해 브라질의 Vale의 1위 자리를 위협하게 된다.

이는 ‘철강공룡’으로 불리는 아르셀로미탈의 세계 조강생산량 비중이 9.5%인 것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철광석 빅3’와 ‘철강 빅5’를 비교하면 이 차이는 더 극명해진다. 호주의 BHP빌리턴, 리오틴트와 브라질의 Vale 등 3개사가 전세계 수출의 78.2%를 장악하고 있는 반면, 아르셀로미탈, 신이럴, JFE, 포스코, 바오산강철 등 상위 5개사의 점유율은 전세계 생산량의 20%에도 못미친다.

호주에서 주로 철광석을 공급받고 있는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은 이같은 거대 ‘괴물’급 기업이 탄생할 경우, 가격협상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이미 BHP빌리턴과 리오틴토는 철광석 판매가격을 최대 154%까지 올리겠다며 제철업계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국제철강협회(IISI)는 BHP빌리턴이나 리오틴토 등 철광업체들의 M&A가 철광석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고, 인수가 이뤄질 경우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자원시장 독점문제가 대두될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엄청난 원자재 수요…철광러시

철광석 수입시장 구성비를 보면, 2007년 기준 총 7억9,800만톤(t) 가운데 중국이 3억8,400만톤(t), 일본이 1억3,900만톤(t), 한국과 대만이 5,900만톤(t), 나머지가 9,100만톤(t) 내외다. 2008년에는 총 해상물동량 8억6,900만톤(t) 가운데 중국이 4억4,700만톤(t)으로, 중국의 수요량 증가가 철광석 가격인상의 키를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자재 수요와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호주 철광석 생산도 호황을 맞고 있다. 호주의 철광석 채굴 규모는 지난 2004년 1.9억톤(t)에서 지난해까지 2.8억톤(t)의 철광석을 생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올해 호주의 철광석 생산량은 3억톤(t)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증권거래소(ASX) 주가지수에서 광물주는 지난 5년 동안 수익률이 240%에 달했다.

호주의 對중국 수출은 지난 3년간 56%나 증가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철광석 수출대상국으로, 지난해 호주산 철광석의 53%를 사들였다. 그리고 원자재 확보에 나선 중국이 對호주 직접투자를 늘리면서 호주의 중소규모의 광산기업들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호주의 신생광산기업 포트스큐 메탈 그룹은 지난해 중국의 항저우철강에 10년간 철광석을 공급키로 했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호주 철광산업의 주무대인 퍼스시를 방문해 채굴시설을 둘러볼 정도로 호주에 대한 전방위적 자원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알루미늄공사(Chinalco)는 올해 2월초 리오틴토의 지분 12%를 미국 알코아(Alcoa)와 공동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3위 철광업체 지분인수에 나선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알코아가 투자한 자금은 12억달러, 중국이 140억5,000만달러로 중국기업이 단행한 해외기업 M&A 중 가장 큰 규모일 뿐만 아니라, 인수자금 대부분을 중국이 투자한 셈이다. 비록 리오틴토의 지분 인수가격이 시장가치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뤄졌지만, 철광석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에서 돈보다 철광석 확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철광석 확보를 위해 호주의 철광 생산업체 인수에 뛰어든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중국의 4대 철강업체인 셔우강그룹은 최근 호주의 철광석 업체인 마운트기브손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중국 철강무역업체인 중국중강집단공사는 호주의 철광업체 미드웨스트에 현금 10억달러의 인수가격을 제시하며 기업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즉, 중국의 엄청난 철광석 수요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이를 전략적 지분 인수로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투자억제 정책 고려… 亞 기업진출 견제

그러나 최근 호주 연방정부는 막대한 천연자원을 가진 호주 기업들에 대한 지분 확보를 위해 거대 자금으로 무장해 몰려드는 아시아 기업들에 대해 ‘투자 억제’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호주 내에서는 중국알루미늄공사와 미국 알코아의 리오틴토 지분 인수와 관련,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 기업이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받아 ‘기회가 되면 무조건’ 호주기업들의 지분 매수를 서두르고 있는 만큼, 중국의 투자가 국가 부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경우, 향후 호주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염려다. 즉, 이로부터 나올 수 있는 잠재적 피해를 막기 위해 해외 기업들에 대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형성한다는 것이 호주 연방정부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호주의 웨인 스완 재무부 장관은 해외 투자자들의 지켜야 할 6가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내용은 ▶외국 투자회사는 호주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 ▶국제법과 호주 환경법을 준수할 것 ▶호주의 국가안보에 중요한 자산 확보 금지 ▶공정한 경쟁 ▶탈세금지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완 장관은 호주의 산업·자원개발을 이끌 뿐만 아니라,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외국투자는 적극 환영한다고 밝혀 엄격한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잠재력 있는 투자가들의 의지를 꺾지 않으려는 정부의 기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아울러, 호주 내에서 국가는 항상 자본 유입에 유연성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하고, 막대한 자본 유입이 있을 때 경제도 발전한다는 여론 또한 강력하다.

이뿐 아니라, 호주는 여타 선진국에 비해 기후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아,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호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적지 않다. 호주 연방정부는 올해 중으로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20% 감축 목표를 설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확대, 청정석탄 기술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비록 이것이 ‘몸집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호주의 철광산업에 눈에 띌만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확실한 것은 외국인들의 투자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던 호주 연방정부가 중국알루미늄공사와 리오틴토의 지분 인수 등 외국 투자가 가져올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고려해 태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명료하게 시사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장서윤 기자 seo1219@kidd.co.kr

Posted by pat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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