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10. 17:54 투자
<시골의사 박경철의 블루오션 - KBS 스페셜>
놀라운 일이다.
단 한 사람을 주제로 삼아 스페셜을 제작할 수 있다는 일도,
단 한 사람이 스페셜로 될 만한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사실 이 분은 내 은인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의 물줄기를 돌리는 데 한 몫을 하신 분이라고 할까.
주식을 했다는 사람이라면 시골의사를 모를 수가 없다.
또한 그 분의 강의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식으로 밥 벌어먹고 살겠다는 철없는 꿈을 품고 있었을때,
주식 시장이 끝나면 항상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를 했다.
당시 강의를 들으며 써놓은 필기로 가득찬 공책들을
가끔 다시 뒤적거려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었나 싶은, 기특한 생각까지 들기 때문이다.
'시골의사의 다시 쓰는 기술적 분석' 강의에서
박경철 씨는 주식으로 큰 돈 벌었다는 사람들의 실체를 공개하는 발언을 종종 하곤 했다.
다들 몇 백원의 투자 정보나 파는 사람으로 전락해버린다고.
물론 그때는 그 말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몇명이 실제 그럴지 몰라도,
주식으로만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사실이니까.
그 꿈을 품고 하루하루를 희망차게 보내던 나날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강의까지 모두 들었을 때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다.
마지막 회 강의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식에만 매진하기보다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부가적으로 해야하는 게 주식이라고,
아니, 아예 주식에서 멀어지라고 했던가.
그 때 왜 그렇게 갑자기 부끄러워졌는지 모르겠다.
아마 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매일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는 인생이 처량해졌을 수도 있다.
어쨌건,
그 이후로 주식으로 벌어먹고 살겠다는 꿈을
다행히도 말끔히 버렸다.
내가 이분을 은인으로 생각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후로도 그 분의 블로그며, 강의며, 책이며
쫓아다니면서 열심히도 듣고 읽고 있다.
들으면 들을수록 배울게 많다는 걸 느낀다.
이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
외과전문의, 투자상담사, 방송진행자, 칼럼니스트, 베스트셀러 작가 등
수많은 직함들을 어떻게 소화해내는 지를 보면서
감탄만 했다.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그 모습.
늘 작은 노트북의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이 특히 나로서는 부러운 모습이었다.
마지막 말은 특히 내 뒷통수를 친다.
연봉 1천만원의 차이는 자산 2억원의 차이를 지닌다.
그렇다면 내 자산은 형편없이 보잘것 없는 수준.
과연 내 연봉을 높일 방법은 무엇인가.
과연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연봉은 어쩔 수 없지,뭐. 라고 말하기 전에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부터 돌이켜봐야겠지.
냉철한 자기 분석.
투자에 있어서도 그렇고, 인생에 있어서도 그렇고,
가장 선행돼야 할 것부터 나는 하지 않고 있다...
결국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예전 특강에서 들었던 것처럼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얻으려는 노력을 기울여라, 하는 것일 테다.
좋은 말을 들었으면 무엇보다 실천해야 변화할 수 있다는 건
만고의 진리일 터,
그러나 그 실천을 얼마나 충실히 하느냐가 결국
자신의 자산을 키울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인 게 아닌지.
------------------------------------------------------------------
<"변화라는 것은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진화를 의미하는 거죠. 진화란 어떤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더 나아지려는 모습들을 가져가는 것이지, 요즘 말하는 혁신처럼 뒤집어지는 것을 말하지는 않죠. 어제보다 나는 오늘 변했나, 어제보나 어떤 점이 달라졌나만 생각하는 것이죠. 어제보다 오늘이 달라지지 않았고, 오늘 오전보다 오후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저는 그만큼 제 가능성을 까먹은 것이고요.">
<"거의 8년간 주식투자로 성공을 한 적이 없었고, 시장에서 이긴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선택했던 종목은 매번 폭락했고, 시장의 흥분 국면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성공이란 것이 제가 책에서 공부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두 박 선생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의과대학 시절부터 10년 넘게 몇 분만에 급하게 병원밥을 해치웠던 기억이 끔찍해 어떻게든 병원밥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었다. 식사 후 30분 동안 두 사람은 낮잠을 잔다. 노인과 급한 환자를 위해 낮 9시부터 밤 9시까지 이어지는 긴 진료 시간, 휴일에도 낮 진료를 하는 강행군을 버티려면 짧은 낮잠만큼 피로회복에 좋은 게 없다.>
<오후, 환자가 뜸해지는 시간, 잠시 쉴 법도 한데 박경철 원장은 여전히 바쁘다. 쉬는 시간 틈틈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거나 외부에서 온 청탁을 정리한다. 자투리 시간, 1분이라도 그냥 버리는 법이 없다.
"이번 주에만 청탁 온게 8개쯤 되요. 새로."
한 달에 30건에 달하는 칼럼 뿐만이 아니다. 투자전문가라는 또다른 직함 때문에 방송국에서 요청하는 경제 관련 전화 연결도 끊기지 않는다. 칼럼리스트이면서 방송 단골 출연자이면서도 박경철의 직업적 정체성은 변함이 없다.
"영원히 제게 직업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의사라고 답하고요. 지금도 제 명함에 보면 안동 신세계 원장 박경철만 적혀있죠. 왜냐하면 그것이 제 직업이니까요. 그 외의 일들은 어디까지나 기타 등등이죠. 그래서 저는 직업적 정체성이 의사라는 사실을 과거에도 잊지 않았고, 앞으로 어떤 더 나은 경제적 보상이 주어지거나 더 나은 선물이 주어지더라도 이것을 포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저는 제가 의사라는 직업적 정체성을 확고히 한 다음에 악세서리 부분에서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언정, 먼저 의사옷을 입고 투자전문가 행세를 하는 것은 광대옷을 입고 춤을 추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의사로서 겪은 이야기를 먼저 내놓고 싶었죠.">
<그는 한 달에 20~50회까지 강연을 나간다. 환자가 적은 농번기가 그에겐 제일 바쁜 때다. 월화수는 병원을 지키고 목요일 이후부터는 친구에게 진료를 맡기고 전국 각지의 강연장으로 향한다. 많게는 하루에 6번 강의가 잡힐 정도여서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다. 진료와 칼럼 집필, 방송 진행으로 바쁜 데도 그가 강연을 마다않는 이유는 직접 사람들과 눈빛을 마주하며 생각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시골을 자신의 정체성의 한 부분으로 가지려는 이유는 주류는 세상을 바꿀 필요를 못 느끼지만 스스로 버려진 곳에 비주류로 남는 한 어쩔 수 없이 세상을 바꿀 필요를 느끼기 때문이다.
"제게 반골 기질이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속해있는 주류사회에 대한 나름대로 저항도 좀 큰 편이고요. 왜냐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타협적이지 못한 부분들, 완고한 특들, 이너써클이라 불리는 엘리트주의들, 이러한 부분들이 저는 결과적으로 내 목에 칼이 되어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는 소통하지 않고, 통로가 열려있지 않으면, 결국 내게 화살이 되서 돌아오는 부메랑이 될 텐데, 저는 그것이 두려운 거죠.">
<박경철은 우리의 교육을 걱정한다. 교육이 사회의 폐쇄적 계층구조를 만드는 데 부정적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청소년들과의 소통을 강조한 멘토링 캠프는 시작됐다.>
<"주역은 제가 견강부회하는 지도 모르겠지만, '쥐구멍에 볕 뜰 때가 있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 '잘 나갈 때 조심해라'. 그러니까 모든 사람에게 언젠가라는 시점상의 기회는 있다는 것이죠. 거기에 노력이 부과되면 가능한 건데, 주역을 새기면 지금 내가 아무리 궁하거나 나름대로 고난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내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 노력에 의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그것이 변화이며 주역의 가르침이다.
"저는 매일 거울 앞에 서서, 10분 이상 항상 반성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크게 계능적으로 무엇이 되겠다는 변화, 무엇이 되겠다는 목표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다만 어제보다 내가 변했나, 어떤 점이 달라졌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죠. 어제보다 오늘이 달라지지 않았고, 오늘 오전보다 오후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저는 그만큼 제 가능성을 까먹은 것이고요.">
<"주역을 규정하는 결정적 9글자가 있다라고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지요. 궁즉변 窮卽變(궁하면 변해라) 변즉통 變卽通(변해야 통한다) 통즉구 通卽久(통하면 영원하리라), 저는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궁하면 변해라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궁즉변이라는 것은 내가 나아가려 할 때 무엇인가 막고 있다면 그 벽을 무모하게 들이받아 부수려 하지 말고 내가 새가 되어 날아가던지 공기가 되서 빠져나가든지 바람이 되어서든지 그것을 넘어서라. 막고 있는 것을 왜 나를 막고 있냐고 탓하지말고, 내가 스스로 그것을 변해서 넘어가려는 생각을 하라, 그런 교훈을 얻었죠.
우리는 매번 상황을 탓하지 않습니까? 왜 내 주변 상황이 이렇게 되었을까. 답답하고 주변상황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렇게 바뀔 수 밖에 없다는 현상을 먼저 내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면 그 상황에서 막히지 않고 우회할 수 있었겠죠. 그래서 막혔다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직관력, 그러한 현상을 보는 눈이 이미 어두워졌다라는 것을 말하는 것일수도 있어요. 그래서 좀더 넓게 확장하면 궁하기전에 변해라">
<"투자라는 것은 내 자신에 대해서 굉장히 냉소적이고 냉정한 사람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거울 앞에 서서 나를 평가해 보세요. 내 자산이 얼마냐, 내 목표는 얼마냐, 내 자산이 적으면 목표를 낮춰야 합니다. 내 자산이 고작 3000만원밖에 안되면 내 목표는 5000만원이 됩니다. 내 자산이 2000만원인데 대신 무형의 지식을 충분히 많이 가지고 있다면 이런 목표를 잡을 수 있겠죠. 자기를 과대평가하면 안 됩니다. 나는 아는 게 없고, 무식하고, 머리 속에 아는 게 없다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평가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순간 나보다 훨씬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내 돈은 흔적도 없이 빨려들어가게 돼있습니다. 투자란 이런 것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내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 투자 행위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돈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경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이 생기지 않고 투자행위를 하면 안 되죠. 연필 깎는 방법을 모르면서 그것을 가지고 요리용 칼을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이것이 빠르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20대라면요, 가장 훌륭한 투자가 어떤 것이냐면 30대 초반까지는 주식도 부동산 투자도 아닙니다. 자기가 자기 자신의 가능성을 닦아서 자기가 자신의 일에서 더 많은 연봉을 얻는 것이 가장 큰 수익률의 대상이 되죠. 연봉 2000만원을 받는 사람과 3000만원을 받는 사람은요, 실제로 자산 2억원의 차이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변화'라고 제가 말을 했을 때, 나아가는 변이 지난 200년의 역사에서 건설의 시대였다면, 아우르는 화의 시대는 이것들 중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넘쳤던 부분을 걷어내는 것이지, 이제 문명을 바탕으로 그것을 더 나아가게 하는 것보다 아우르고 감싸고 필요한 것들을 채우는 응축기를 앞으로 가져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그것을 사람의 시대라고 부르고 싶은 거지요.
우리도 과거에는 문명을 계속 건설해가야 했지만, 지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생각이 중요하지요. 과거에는 공장을 짓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축적돼있기 때문에 인간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레저나 엔터테이먼트까지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됐고요. 그런 부분에 능력들은 우리가 학교가 교육으로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각각의 전문가들이 필요해질 꺼고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분야들은 많지요. 예술적 분야일 수 있고요, 내가 간단하게 사용하는 도구일 수 있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이 정말 향수 하나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요. 이런 부분에 대한 욕구가 강해집니다. 사람은 자기 표ㅕ현, 자기 자신에 대한 삶의 가치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사회는 움직일 꺼고, 그때 필요한 사람들은 지금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에 관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특별한 존재가 되기는 쉽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은 붉은 바다에서 헤업치고, 1등을 하려고 사투를 벌이고 있거든요. 모두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고,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느긋하게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분야에서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저는 그것이 제2의 장인 시대라고 생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