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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01 HP vs. 오라클 혈전, “1년 성적표에 달렸다”

HP와 오라클. 둘은 끝내 서로의 가슴에 칼을 겨누고 공동의 적 ‘IBM’의 승승장구를 바라만 보고 있을까?

둘도 없는 친구에서 둘도 없는 적으로 돌변한 양측의 ‘감정 싸움’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부문이 전체 매출액의 2% 밖에 찾지 하지 않는 HP는 소프트웨어 강자 오라클과 둘도 없는 혈맹이었다. 하지만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았던 이 혈명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더욱이 HP의 마크허드 전 회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오라클 래리엘리슨 CEO는 HP 이사회를 맹비난하면서 마크허드를 영입했다. HP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라클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숙적인 SAP 출신의 아포터커를 영입, 회장 자리에 앉혔다.

오라클은 썬의 스팍 칩 공동 개발사인 후지쯔와 관계를 공공히 하면서 스팍 칩의 지속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서버 시장에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오히려 유닉스 시장에서 IBM 대신 HP 맹공에 나섰다. HP와 인텔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아이테니엄2 칩셋의 미래 버전들에 대한 기술지원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

이에 HP도 마이크로소프트, SAP와 협력을 공공히 하면서 갈 때까지 가보자는 입장이다. 오라클은 HP 아이테니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윈백 프로그램을 미국과 유럽에서 가동한 데 이어 최근엔 국내서도 본격적으로 이런 메시지를 알리고 있다. 두 회사가 공공연히 공격 대상으로 삼았던 ‘IBM’은 사라지고 두 회사가 치열하게 고객을 향해 구애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HP의 고위 임원은 “결과는 시장에서 판가름 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는 “어느 회사의 전략이 통하는 지는 결국 고객들의 선택에 달렸다. 오라클이 서버 사업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거두게 되면 HP와 협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최근 시장 조사 업체인 가트너는 2011년 1분기 서버 성적표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각 업체들의 매출 기준으로 서버 시장은 17.3% 성장했고, 출하량도 전년 분기 대비해 8.5% 늘었다. RISC와 아이테니엄 칩 기반 유닉스 서버 시장은 매출 기준으로 20.7%, 출하량 기준 5.2 %를 기록 슬럼프를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오라클은 유닉스 분야에 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인프레임도 매출이 19.6% 성장하면서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HP는 1분기 30.2%로 매출 기준으로 1위를 이어갔다. IBM이 29.7%였고, 델이 14.9%, 오라클이 6.3%였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x86 강좌 HP를 오라클이 따라 올 수가 없다. HP는 29.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고, 오라클은 1.6% 정도다. HP는 전년 동기대비 2.3% 성장했지만 오라클은 -13.5%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매출 성장률이다. 그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던 오라클의 서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6% 성장했다. 반면 HP는 12.9%였다. 1분기 성적표로만 본다면 오라클이 서버 분야에서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오라클의 썬 인수 후 처음으로 미디어 행사에 얼굴을 내민 한국오라클 서버 총괄 천우영 부사장은 “이제 반격만이 남아 있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밀결합시킨 DW 머신인 엑사데이터2나 미들웨어 전용머신이 ‘엑사로직’은 물론 기존 서버 라인업의 로드맵도 공개하면서 고객들도 오라클의 하드웨어 투자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입장도 전한 바 있다.

두 회사가 혈전을 벌이는 동안 IBM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가트너가 밝힌 아태지역 서버 업체들의 매출 예비 추정치에 따르면 IBM은 전체 시장의 41.1%를 차지, 전년 동기 대비 37.9%를 기록했다. HP는 29.0%의 시장 점율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4.4%였다. 오라클의 회복세도 눈에 띈다. 아태지역에서 여전히 6.3%의 시장 점유율로 미비하지만 성장률은 47.9%로 가장 컸다.

물론 오라클이 서버 시장에서 회복세에 올라섰다고 해서 마냥 웃을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쏟아붇고 있는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0% 이하는 계속 버터낼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오라클과 HP의 현 경쟁을 ‘감정 싸움’ 아니냐고 내다보고 있는 이들도 많다. 두 회사가 언제까지 서로에게 칼을 녀눠봐야 서로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계산 때문이다. 시장은 두 회사의 경쟁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내릴까. 앞으로의 1년간의 성적표는 이런 의문에 해답을 주기에 충분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1분기 성적표가 공개됐고 2분기도 마지막 달이다. 6개월 후면 대략적인 윤곽은 나온다. 길지 않은 시간이다

Posted by pat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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