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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 시대의 종언... 부자경제학

2007/10/30 18:07

http://blog.naver.com/donodonsu/100043548775

진화생물학에서 사람의 개체번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본적으로 현재상황보다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라고 한다.


그래서 출산율은 보통 경제 성장률과 산업구조에 연동된다. 예를들어 현재 국민소득이 5000 불이라 하더라도 성장률이 10에 육박하는 나라들은 예외없이 인구증가율이 높다. 반대로 국민소득 1만 5천불 이상의 나라에서 경제성장율이 5% 이하로 감소하면 출산율은 감소한다.


사람은 현재가 아무리 풍요롭다고 해도 미래가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으면 본능적으로 출산을 꺼리고, 반대로 지금은 미약하더라도 나중에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 질것이라고 여기면 출산을 늘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기업활동에서도 마찬가지다. 미래의 영업환경이 나을것으로 예측되면 기업은 설비투자를 늘리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설비투자를 줄이게 된다.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의 출산율 저하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들이 구구하더라도 사실은 우리나라가 고도성장기를 마무리하고 3차 산업이 중심이 되는 산업구조의 재편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출산율저하는 필연적으로 겪어야하는 진통이라고 보는 것이 정답이다.


자본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현재보다 미래가치에 중심을 두느냐, 아니면 미래가치보다 현재에 가중치를 두느냐는 문제는 항상 시장의 중요한 논점이다.


시장은 때에 따라 현재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시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미래에 실현 가능한 것들에 더 높은 비중을 두기도 한다. 증권시장에서는 이런 흐름들이 성장주와 가치주의 선택이라는 흐름으로 반영된다.


이런 흐름은 대개 시장이 향후 지속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성장주로 축이 옮겨가고, 반대로 시장의 성장이 정체상태에 이르거나 혹은 후퇴 할 것이라는 믿는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가치주들이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에 나타난 소위 ‘가치주펀드들의 수익률 하락의 부분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점은 향후 시장대응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먼저 전통 논리로 시장을 살펴보면 지금 성장주들이 득세하고 가치주들이 서서히 소외되기 시작한다는 것은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2003년 이후 지난 몇 년간 전통적인 가치주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 말에는 상당한 논리적 모순이 내재한다.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다는 것은 상당기간 시장이 균일하지 않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절대가치가 낮은 기업들이 매물로 존재 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의 연장선에서는 가치주가 적정가치를 부여 받았을 경우에는 (저평가 기업의 주가가 올라서 적정가치가 되었을 경우 ), ‘더 이상 가치주는 없다’는 표현이 정확 할 뿐 일시적 조정이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이 경우 가치주가 다시 부각되기 위해서는 어떤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거나, 이익 혹은 자산가치가 급증 할 경우 뿐이다. 때문에 지금 가치주펀드에 속한 포트폴리오들은 상당 폭 주가가 하락하기 전에는 과거에는 가치주였으나 지금은 가치주가 아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가치주 펀드들은 현재로서는 성장성이 떨어지는 중소형주 펀드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둘째, 이에대한 대안으로 성장형 가치주의 발굴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그 자체로 이미 가치주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나팔소리다.


예를들어 특정 기업의 독점적 지배력이 상당한 시장가치를 지닐 것을 예상하거나, 특정 기업의 신제품이 잘 팔린다는 것을 근거로 해당주식을 성장형 가치주라 부른다면 현대중공업같은 굴뚝주나, 신세계같은 유통기업, 혹은 삼성테크윈과 같은 IT 기업까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이 성장가치주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들기업의 자산가치나 주가수익배율은 현재가치로는 이미 올려다 보기도 어지러울만큼 고평가되어 있다. 때문에 이런 성장형 가치주들은 일정규모의 자산을 가지고 있고, 영업이익이 ‘꽤’ 나지만, 성장성이 더욱 부각되어 고평가를 받는 기업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업에 굳이 ‘가치’성장주라는 이름을 붙이는 이유는 과거처럼 실체가 없는 기업이 아니라, 최소한 기업의 영속성이 증명되고, 최악의 경우에도 기업이 망할 우려가 없어 보인다는 안전판 논리가 작동한 것이다. 여기서 ‘가치’라는 말 사족이다.


셋째, 그렇다면 이런 논리에서 순수 성장주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실제 눈에 보이는 자산가치는 보잘 것 없으면서 영업이익도 적고, 심지어는 적자를 내지만, 그래도 성장성은 크게 부각된 기업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태양광 에너지의 소재를 생산하는 동양제철화학이나, 풍력발전의 유니슨, 혹은 바이오나 나노 업종에 속한 일부 기업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논리를 시장이 선택하기에는 상당한 고충이 있다. 그것은 시장이 과거 닷컴 버블에서 보듯 실체가 없는 성장성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이미 학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은 ‘성장주’라는 말에 대해 마치 금칙어라도 되는양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장의 질을 관찰하면 이런 도식적인 흐름에서 굳이 가치투자나, 성장형 가치투자를 고집하는 것이 얼마나 안쓰러운 일인지를 금새 알 수 있다. 예를들어 중국관련 펀드로의 자금유입이나, 소위 중국 관련주에 대한 열풍, 자원개발이나 환경관련 기업의 주가상승들은 이미 시장의 무게중심이 ‘가치’에서 ‘성장’으로 이전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혹은 투자자들은 ‘성장’ 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이 마치 신성모독이라도 되는 듯 한결같이 입을 다물고 있다.


이것은 과거 닷컴 버블 당시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가치’를 말하는 것이 조롱거리였던 것처럼, ‘성장’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 일 것이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은 늘 성장과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 왔지만, 투자자들은 대부분 가치 쪽에서만 이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가치의 측면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인내하면 언젠가는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성장의 논리에서 주식을 장기 보유하면 그 결과가 빗나갔을 때는 참혹한 결과를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가능하면 성장보다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건전하다고 여기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시장의 논리는 다르다. 시장은 항상 시계추처럼 가치와 성장의 두 영역을 넘나든다,


기존의 산업구조가 한계에 이르면 재투자가 줄어들어 유동성이 넘쳐난다, 이렇게 넘쳐난 유동성은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아 움직이고 그것이 새로운 산업, 즉 꿈을 만든다. 그리고 그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게된다, 하지만 그중에 살아남은 꿈은 결국 기존 세상의 파이를 키우고, 다시 기존산업의 구조에 편입된다.


이렇게 산업과 경제의 파이가 자라고 이것이 바로 문명의 발전이다. 때문에 성장과 가치 둘 중의 하나를 고집하는 것은 그 자체로 안목의 부재를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론적으로 시장이 성장에 가중치를 둘 때는 잉여유동성이 넘치고, 기존 투자대상에 한계가 왔다는 의미이며, 시장 참여자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대신 시장이 가치에 비중을 둘 때는 단지 시장에 잉여가 축소되거나, 정체될 때이고 시장 참여자들에게 아직 확신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가 ‘가치’와 ‘성장’이라는 이분법에서 ‘가치성장’이라는 삼분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뜻은 이미 시장의 무게중심은 ‘성장’으로 옮겨진 상태이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자신감이 약간 결여되어 있을 뿐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가치투자의 시대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투자자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시장이 더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흥분 할 것이라고 본다면 성장주에, 시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믿으면, 당분간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다. 즉 가치투자자들이 다시 빛을 보기 위해서는 시장이 상당기간 하락하고 주변에 다시 담배 한 값이면 살 수 있는 주식들이 넘쳐나기 시작 할 때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다만 이렇게 성장과 가치의 논리에서 성장의 개념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약간의 개념 수정이 필요하다.


과거 성장주가 실체가 없이 ‘희망’만을 얘기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면 지금의 성장주는 ‘이익성장 기대’와 ‘안정성’이라는 좀 더 정돈되고 계량가능한 희망을 가진 것으로 대치할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단순히 바이오, 나노, 환경, 로봇과 개념에서 태양광 에너지 산업에 진출한 LG 전자, 혹은 파이넥스 공법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 포스코, 우량 바이오 벤쳐의 지분을 소유한 LG 생명과학이나 SK 케미칼, 심지어는 자본시장 통합법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까지 최소한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완주가능한 체력을 가진 기업들을 주목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난 10년간 시장이 우리에게 준 교훈이라면 교훈이다.

Posted by pat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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