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컨테이너에 현금을 채워라"
한진ㆍ현대ㆍSTX 등 빅3, 경기악화 대비 회사채 2조원 발행

국내 대형 해운업체들의 현금 확보가 계속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TX팬오션이 오는 8일 회사채 2000억원을 추가 발행하는 데 이어 SK해운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해운 시황이 악화되면서 국내 대형 해운업체들은 현금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상황이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STX팬오션 등 이른바 해운 `빅3`가 지난 연말부터 발행한 회사채만 2조원에 육박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1월 12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시작으로 올해 회사채와 사모사채를 통해 5600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한진해운 역시 지난해 10월 회사채 2000억원을 발행한 데 이어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총 6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상대적으로 자금 상황이 풍부하다던 STX팬오션 역시 올해에만 3500억원을 회사채를 통해 확보했다. 지난해 말 대한통운 지분을 정리하면서 현금 2100억원을 확보한 것까지 포함하면 빅3 모두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대한해운 현금 확보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사모사채 5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일본 금융권에 선박 5척을 매각하면서 자금 160억엔을 확보했고 국내 은행에서 10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대출(ABL) 발행도 확정했다. 최근에는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주식 관련 채권(BWㆍCB)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SK해운이 현재까지 2800억원, 유코카캐리어스가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대형 해운업체가 회사채 발행에 이처럼 앞장서는 이유는 일단 해운 시황 악화에 따른 자금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드는 반면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운영비가 수백억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음주 발표될 대형 해운업체 1분기 실적은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 이상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당장의 상황 타개를 위한 임시방편이라기보다 향후를 대비한 `준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형 해운업체들은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자금 사정에 큰 문제는 없지만 해운 시황이 언제 침체에서 벗어날지 몰라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금융 상황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선택받은 자의 행복"이라며 "지금 당장 어렵다기보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풍부한 현금을 무기로 해운업계 구조조정 이후 재편되는 시장을 노리는 의도도 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발행금리가 좋은 상태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현금 1조원을 유지하려 한다"며 "선박 포트폴리오 재편 등 기회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잡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pat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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